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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 투타의 대결

한국 최고 투타의 대결

What's Worth More: 한국인 메이저리거 13류현진 vs 05추신수

What's Worth More: 한국인 메이저리거 13류현진 vs 05추신수

2024.09.12

2024.09.12


 

지난 4월 30일,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와의 경기.

국내 모든 야구 팬들의 관심이 이 경기에 집중되었다.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 류현진과 타자 추신수와의 맞대결이 성사되었기 때문. 이날 경기에서 추신수는 첫 타석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3회와 5회 연거푸 안타를 기록하며 3타수 2안타 맹활약을 펼친다. 류현진은 추신수와의 맞대결에서는 패배했으나, 6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를 달성했다. 이날 류현진 선수는 KBO 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하며 팀으로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이 대결이 큰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두 선수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다시 맞붙었기 때문이다. 3,992일, 햇수로는 11년 만이었다. 두 선수 모두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맞대결만 펼친 적이 있다. 당시 대결은 3타석 1볼넷으로 류현진의 판정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후 두 선수는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류현진은 14승, 방어율 3.00으로 NL 신인왕 4위를 기록, 추신수는 시즌 300 출루, 출루율 .423이라는 리그 최정상급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국 최고의 투타로 평가받는 류현진과 추신수, 과연 누가 최고의 선수일까? 이랜드 매거진의 두 번째 'What's Worth More?'에서는 두 슈퍼스타의 성적은 물론, 평가와 특징, 당시의 인기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 두 선수를 심층 분석해 보고자 한다.

#1 누적 성적

 

추신수는 전형적인 OPS형 타자로 분류된다. 뛰어난 출루와 더불어 중장거리 강점도 가진 타자라는 뜻. 누적 타율은 .275로 다소 평범한 편이지만 누적 OPS는 0.824를 기록하고 있다. 보통 0.8이 넘으면 팀의 주전급 선수로 평가받는데, 추신수는 총 16시즌 중 절반인 8시즌 동안 OPS 0.8 이상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리드오프 타자로 활약했다.

추신수의 가장 큰 강점은 뛰어난 출루율. 커리어 평균 .377의 출루율을 기록하였는데, 데릭 지터와 같이 MLB 역사상 최정상급 타자와 동등한 수준*이다. 심지어 
부상으로 고전했던 텍사스 시절에도 평균 .363이 넘는 출루율을 기록했다.

이렇게 꾸준한 활약 덕분에, 추신수는 역대 한국인 MLB 선수 중 bWAR 34.6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역대 아시아 선수 중에도 3위의 성적*이다. 일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즌을 제외하고 16시즌 동안 꾸준히 리그 수준급 성적을 거두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 추신수의 통산 출루율인 .377은 리그 탑급 수준으로, 데릭 지터, 마이크 피아자 등 MLB A급 타자들과 출루율이 같으며, 심지어 타격으로 시대를 휘어잡았던 알버트 푸홀스(.364) 보다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 아시아 역대 1위는 스즈키 이치로, 2위는 오타니 쇼헤이가 각각 기록하고 있다.

KBO를 평정하고 MLB에 진출했던 류현진. 평균 구속이 10km/h 이상 차이 나는 MLB에서 그는 더 이상 강속구 투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의 뛰어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기교파 투수로 분류된다. 류현진의 통산 평균자책점 3.20은 아시아 1위 기록으로, 역대 700이닝 이상 던진 아시아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의 누적 WAR는 20 수준으로 10시즌 통산으로 보면 높지 않은 편이다. 이는 2015-16시즌과 2022시즌 등 부상으로 고생한 영향이 크다. 하지만 그럼에도 2017년 '커터'의 탑재 이후 2018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ERA 2점 초반의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선수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 일본 최고의 투수 중 1명으로 평가 받는 다르빗슈 유가 현재 3.59로 4위에 랭크되어 있다.
** 당시 류현진 선수의 평균 자책점 : 1.97(2018년), 2.32(2019년 - 리그 1위), 2.69(2020년)

#2 업적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야구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추신수. 아시아 출신 최초의 20홈런-20도루 기록, 사이클링 히트, 한국인 야수 최초의 올스타 선정, 52경기 연속 출루 등 수많은 최초의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런 활약으로 그는 32살의 늦은 나이임에도 텍사스 레인저스와 1억 3천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당시 한국인 최고 계약 금액을 갱신하기도 했다.

"입장료의 가치가 있는 선수. 텍사스 사람들은 추신수를 위해 모여 그를 지지할 필요가 있다. 그는 훌륭한 5툴 플레이어다. 정교한 타격, 장타, 주루, 송구까지 모두 다 잘 해내는 선수다. "
- 매니 액타, 前 클리블랜드 감독


 

※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계약에 성공한 추신수

 

추신수의 기록 중 최고로 손꼽히는 것은 2018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기록한 52경기 연속 출루 기록이다. 추신수의 기록은 베이브 루스가 기록한 51경기 연속 출루를 넘어서는 기록으로, 2000년 이후 5위, 2010년 이후 1위의 기록이었다. 당시 추신수의 나이는 35살, 에이징 커브가 온 것 아니냐는 주변의 의심을 이 성적으로 모두 타파할 수 있었다.


※ 추신수 선수 52경기 연속 출루 모음 (출처: MBC Sports+)

KBO 데뷔 시즌부터 신인왕과 MVP 그리고 '트리플 크라운(다승,ERA,탈삼진 1위)'를 달성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류현진. KBO 최초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하였고, 데뷔 첫 시즌부터 자신의 '체인지업'을 앞세워 완봉승을 거두는 등 팀의 3선발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이후 수많은 KBO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선구자 역할을 해냈다.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나 잭 그레인키와 견주어 확실히 과소평가 되어 있다. 더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야 한다. 야구계 사람들은 그가 얼마나 좋은 선수이고, 마케팅적 가치가 있는지 잘 알고 있다."
- 돈 매팅리, 前 LA 다저스 감독
 


 

※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 선수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10시즌 중 팬들이 가장 손꼽는 시즌은 바로 2019년이다. 류현진은 팀의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가 부진한 상황에서 팀의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 차례 부상 복귀 후, 새로운 무기 '커터'를 익혀온 류현진. 2018년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자신의 부활을 알리고, 그 다음 해인 2019년에는 리그 전체 ERA 1위**를 기록한다. 이후 한국인 최초로 올스타 선발 투수,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를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한다. 2019년은 어깨 부상 이후 모두가 끝났다고 평가하던 류현진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시즌이었다.

* 규정이닝을 충족하지 못해 평균 자책점 공식 1등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 당시 2위를 기록한 건 사이영상을 획득한 제이콥 디그롬이었으며, 해당 시즌의 기록은 아시아 출신 투수의 역대 최고 평균 자책점으로 기록된다.


※ 2019 시즌 류현진 ERA 1위 달성 경기 하이라이트 (출처: 엠빅뉴스)

#3. 국가대표 활약

한국 야구팬들에게 진짜 추신수를 경험하게 순간은 바로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이었다. 메이저리거의 국가대표 차출이 많지 않던 시절, 추신수는 처음으로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에 합류*한다. 그리고 총 14타수 8안타 3홈런 11타점 10사사구 타율 .0571 출루율 .750이라는 마치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성적을 기록한다. 특히, 거의 땅에 닿을 듯한 중국 선수의 커브를 끌어올려 홈런을 쳐내는 장면은 모든 팬들에게 A급 메이저리거의 위력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당시 28세였던 추신수에게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대표에 참여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들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 이후 추신수 선수의 압도적인 활약에 팬들은 '추신수가 직접 쟁취한 금메달'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 광저우 아시안게임 추신수 하이라이트 (출처: VIDEOMUG)

KBO에서부터 활약했던 류현진은 총 한 차례의 올림픽과 두 차례의 아시안 게임에 참가했다. 그리고 많은 야구 팬들에게 잊지 못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 되었다. 많은 이들이 결승전 마지막 정대현의 더블 플레이를 기억하겠지만,, 그 전에 류현진 역시 1선발 에이스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류현진은 본선 9경기 중 2경기를 선발 출전해 무려 17이닝을 홀로 소화하며 단 2점만 허용했다. 조별리그였던 캐나다 전에서는 9이닝 완봉승을 이끌었으며, 이후 결승전 역시 팀의 에이스로 등판해 8이닝을 단 2점으로 막아낸다.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경기들이 모두 1점 차 승리였던 점을 고려하면, 류현진 없이는 우승이 어려웠을지 모른다. 


※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 하이라이트 (출처: MBC 스포츠 탐험대)

대한민국 최고의 메이저리거이자 투수와 타자로서 각각 최고의 위치에 선 선수들. 이제 두 선수 모두 국내로 복귀해 커리어의 마지막을 KBO 팬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렇다면 10년 뒤 이 두 선수의 실착 소장품 중 어떤 것이 더 가치가 높을까? 앞으로 류현진이 남길 기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전적으로 판단은 팬들의 몫이다. 


 


 

■ 추신수 선수의 MLB 루키 시즌(2005년) used 야구 배트 (이랜드 뮤지엄 소장)


 

■ 류현진 선수의 MLB 루키 시즌(2013년) 실착 져지 (이랜드 뮤지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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