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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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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를 위해 왕위를 포기한 윈저 공 이야기

한 여자를 위해 왕위를 포기한 윈저 공 이야기

2024.07.26

2024.07.26


 

1936년 겨울, 영국의 국왕 에드워드 8세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어요. 부친인 조지 5세의 사망 이후, 에드워드 8세가 즉위한 지 11개월도 채 안 되었을 때였죠.

 


 

※ 편지를 읽는 에드워드 8세 (출처: Getty)

편지는 월리스 심슨 부인으로부터 온 것이었어요. 편지에는 그녀가 남편의 불륜 사실을 발견했고, 이혼을 결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죠. 오랜 기간 심슨 부인을 마음에 담아두었던 에드워드 8세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어요. 그 모습을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던 스탠리 볼드윈 총리는 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어요.


"왕께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결혼을 포기하거나, 왕실과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결혼을 강행하거나, 아니면 퇴위하는 것이지요."
- 스탠리 볼드윈 총리

Chapter 1

왕위까지 버린 사랑

에드워드 8세와 심슨 부인의 첫 만남은 1930년 11월, 런던에서 열린 파티에서 시작되었어요. 당시 에드워드 8세는 왕세자였고, 심슨 부인은 미국 사교계 인사였죠. 에드워드 8세는 그녀의 우아한 모습과 재치 있는 성격에 금세 매료되었어요. 첫 만남 이후, 에드워드 8세는 그녀를 더 자주 만나기 위해 빈번하게 유명 인사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그녀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죠.


 

※ 윈저 공(좌)와 심슨 부인(우) (출처: Getty)

"사랑하는 여인의 도움과 지지 없이는 무거운 책임을 이행하기가 나로서는 불가능하다고 깨달았습니다."
- 에드워드 8세


에드워드 8세가 심슨 부인과 관계를 쌓아가기 시작한 지 6년, 그에게 심슨 부인의 편지가 도착했어요. 에드워드 8세는 결국 그녀와의 사랑을 택했죠. 1936년 12월 10일, 에드워드 8세는 라디오 방송으로 국민들에게 자신의 퇴위 소식을 알렸어요. 왕실은 물론 영국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죠. 방송이 나간 지 몇 시간 뒤, 그의 동생 조지 6세가 왕위에 올랐고 에드워드 8세는 왕실을 떠나 윈저 공작이 되었죠. 그로부터 6개월 뒤인 1937년 6월 3일, 윈저 공과 심슨 부인은 프랑스의 작은 성, 샤토 드 칸데*에서 결혼식을 올렸어요. 왕실과 가족의 축하 없는 조촐한 결혼식이었죠.


* 샤토 드 칸데(Chateau de Cande): 프랑스의 인드레에루아르(Indre-et-Loire) 지방에 위치한 성. 1937년 윈저 공과 월리스 심슨의 결혼식 장소로 유명해졌다.


 

윈저 공과 심슨 부인의 결혼식 (출처: Getty)


※ 윈저 공과 심슨 부인의 결혼식 (출처: Ricks Film Restoration)

Chapter 2

모두가 반대한 만남

사실 윈저 공과 심슨 부인의 관계는 예전부터 논란이 되어왔어요. 심슨 부인이 이미 한 번의 이혼 후, 재혼 중이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녀가 미국인 신분인 것도 논란의 이유 중 하나였어요. 왕실과 언론은 그들의 잦은 만남을 주시하고 있었죠. 왕실은 둘의 관계를 의심하며 경고했고, 언론은 스캔들을 만들었어요. 국민들은 둘의 관계를 강하게 반대하며 심슨 부인에게 비난을 쏟아부었죠. 영국 도심 곳곳에서는 그녀를 비난하는 시위가 이어졌어요.


 

※ 당시 윈저 공과 심슨 부인의 관계를 반대하던 시위

"내가 전혀 예측하지도 못했고, 바라지도 않았던 이런 결말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어요."
- 월리스 심슨


당시 심슨 부인은 '꽃뱀', '왕위 약탈자' 등으로 불리며 비난받았어요.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죠. 심슨 부인은 윈저 공의 퇴위를 바라지 않았어요. 오히려 윈저 공이 왕위를 포기하지 않도록 설득했죠. 심지어 그녀는 윈저 공에게 자신이 정부로 남을 테니 왕실의 스캔들을 피하라는 제안까지 했어요. 하지만 윈저 공은 왕위를 내려놓기로 결심했고, 심슨 부인은 자신이 얼마나 비난을 받을지 알고 있었지만, 윈저 공과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하기로 했죠.


 

※ 월리스 심슨 (출처: Britannica)

Chapter 3

스캔들을 넘어선 트렌드

윈저 공과 심슨 부인은 당시 영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장본인이지만, 사실 스캔들보다도 그들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이 있어요. 바로 9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그들의 패션 스타일이죠. 윈저 공과 심슨 부인은 남다른 패션 스타일로 패션계에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당시에는 생소하던 더블 브레스트 수트*윈저 노트**를 유행시킨 것도 윈저 공이었죠.


* 더블 브레스트: 두 줄의 단추가 있는 재킷 또는 코트. 일반적으로 여섯 개의 버튼이 두 줄로 배열되어 있다.

** 윈저 노트: 윈저 노트는 넥타이 매듭의 한 종류. 넥타이를 넓은 삼각형 모양으로 묶어 균형 잡힌 매듭을 만들 수 있다.

※ 더블 브레스트 자켓을 입고 윈저 노트를 묶는 윈저 공

윈저 공은 당시 왕실 남성복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화려한 색상과 패턴을 즐겨 입는 것으로 유명했어요. 그는 파스텔 톤의 재킷, 체크무늬 바지, 그리고 독특한 색상의 양말을 매치해 개성 있는 스타일을 연출했죠. 영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의 많은 남자들이 윈저 공의 스타일을 모방하며 그의 스타일은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그의 남다른 패션 감각은 지금까지도 패션계에서 회자되며, 많은 디자이너들의 영감이 되고 있죠.

※ 다양한 색상과 패턴의 윈저 공 패션

※ 윈저 공의 수트와 공작 부인의 드레스 (이랜드뮤지엄 소장)


※ 윈저 공 패션 스타일 소개 (출처: 풋티지브라더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진행 중인 ≪QUEENS COLLECTION》에서는 패션의 아이콘, 윈저 공과 심슨 부인이 즐겨 입었던 슈트와 드레스를 직접 만나볼 수 있어요. 오픈 일주일 만에 벌써 만 명이 넘는 많은 관람객이 다녀갔죠. 전시는 8월 20일(화)까지 무역센터점 10층 문화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요. 영국 왕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7월 22일(월), 8월 5일(월)은 현대백화점 휴점일로 전시를 운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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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NS COLLECTION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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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영국을 이끈 여왕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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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엘리자베스 2세
국민들의 소망이 담긴 웨딩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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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지 6세
영국의 정신적 지주가 된 말더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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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윈저 공
한 여자를 위해 왕위를 포기한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