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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년 역사가 담긴, 신비의 음료

8천년 역사가 담긴, 신비의 음료

초보자도 쉽게 고르는 이탈리아·스페인 와인

초보자도 쉽게 고르는 이탈리아·스페인 와인

2025.01.15

2025.01.15


 

Editor 은은한조명
[구르망 유니버스]
 

와인

와인은 단순히 발효된 포도즙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수천 년간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와인은 종교적 의식, 사교적 즐거움, 그리고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죠. 흥미롭게도 와인의 기원을 추적해보면, 그 여정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유럽의 포도밭이 아닌 조지아, 아르메니아, 이란으로 향합니다.


 

조지아의 와인 생산 시설 ©winesgeorgia

약 8,000년 전, 오늘날의 조지아 지역에서 발견된 점토 항아리 '큐베리(Qvevri)'는 인류 최초의 와인 제조 흔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소박한 항아리들은 단순한 저장 용기를 넘어, 인류가 처음으로 포도 발효의 비밀을 발견한 순간을 증명하는 귀중한 유산이 되었죠.


 

큐베리 ©winesgeorgia

이러한 발견은 프랑스나 이탈리아 중심의 와인 역사관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조지아와 아르메니아, 이란의 고대 유적들은 와인이 얼마나 오래전부터 인류의 삶과 함께했는지를 보여주며, 와인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게 만듭니다.

조지아의 큐베리, Qvevri

큐베리는 조지아의 전통 와인 제조법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도구입니다. 이 고대의 점토 항아리는 와인 양조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를 보여주는 동시에, 오늘날까지도 조지아 와인 문화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큐베리 ©winesgeorgia

달걀 모양의 큐베리는 대부분 땅속에 묻어 사용합니다. 이는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와인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죠.


 

땅 속에 묻어 사용하는 큐베리 ©winesgeorgia

흥미롭게도 이는 한국의 장독대와 비슷한 원리를 공유합니다. 큐베리가 땅속에서 온도와 습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와인을 발효시킨다면, 장독대는 햇빛과 바람을 활용해 장류를 숙성시키죠. 두 전통 모두 숨 쉬는 재질을 통해 자연스러운 발효를 돕는다는 점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발효 문화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큐베리의 크기는 20리터부터 1,500리터 이상까지 다양합니다. 내부는 밀랍으로 코팅되어 있어 와인 저장 시 불순물 유입을 막고, 자연 발효 과정을 돕습니다.

대표 유명 와인 생산국과 토착품종

세계의 와인 산지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양조 전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오랜 역사와 고유한 품종을 바탕으로 세계 와인 문화에 깊은 족적을 남기고 있죠. 두 나라의 와인은 애호가들에게 끝없는 탐구와 즐거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이탈리아 와인의 역사는 기원전 2,000년 에트루리아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후 로마 제국이 와인 양조 기술을 체계화하면서 와인은 일상적인 음료로 자리잡게 되었죠. 1960년대에는 DOC(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제도를 도입하며 와인 품질 관리를 강화했고, 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와인 생산국으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와인을 즐기는 에트루리아인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 ©sommdigi

이탈리아 와인의 가장 큰 매력은 지역별 다양성입니다. 각 지역의 독특한 기후와 토양이 와인에 고스란히 반영되며, 특히 현지 음식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문화는 이탈리아 와인만의 특별한 매력을 만들어냅니다.

주요 품종

산지오베제(Sangiovese): 키안티(Chianti) 와인을 대표하는 품종으로, 선명한 붉은 과일 향과 생기 있는 산미가 특징입니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재배되며 다채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어냅니다.

말보 젠틸(Malbo Gentile):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의 숨은 보석 같은 품종입니다. 블랙베리와 자두의 진한 과일 향, 부드러운 타닌이 특징이며, 은은한 허브와 초콜릿 뉘앑스도 느낄 수 있습니다.

모스카토(Moscato): 아스티 지역의 자랑인 이 품종은 향긋하고 달콤한 스파클링 와인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좌측부터 '1900 카살리 말보 젠틸', '1900 카살리 말바지아 돌체', 카살리 비티컬토리 와이너리

대표 와인: 이랜드킴스클럽 '모두의 와인 플러스' 2탄 이탈리아 스파클링 2종

- '1900 카살리 말보 젠틸'(레드, 6도, 750ml)- 말보 젠틸

- '1900 카살리 말바지아 돌체'(화이트, 6도, 750ml)- 말바지아

- 와이너리: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 지역 '카살리 비티컬토리'

- 비비노 평점: 4.0, 3.8

- 가격: 9,990원

스페인

스페인의 와인 역사는 기원전 1100년, 페니키아인들의 발걸음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로마 제국과 아랍 통치 시대를 거치며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19세기 필록세라 사태 이후에는 프랑스의 양조 기술이 유입되면서 품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페니키아인들의 와인 제조 시설 모습 ©nationalgeographic

스페인 와인의 특징은 깊이 있는 숙성에 있습니다. 특히 리오하 지역의 레드 와인은 오크 숙성을 통해 깊고 풍부한 풍미를 완성합니다. 또한 셰리(Sherry)와 같은 독특한 강화 와인은 스페인만의 독보적인 와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오크통에 숙성하는 리오하 지역 와인 ©보데가스 프랑코 에스파뇰라스 와이너리

1890년에 설립된 보데가스 프랑코 에스파뇰라스 와이너리는 리오하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스페인 국왕 알폰소 13세부터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까지, 수많은 세계적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이곳은 리오하 와인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죠.


 

보데가스 프랑코 에스파뇰라스 와이너리에 방문한 스페인 국왕 알폰소 13세 ©보데가스 프랑코 에스파뇰라스 와이너리

주요 품종

템프라니요(Tempranillo): 스페인을 대표하는 이 품종은 리오하와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에서 주로 재배됩니다. 우아한 자두와 체리 향, 부드러운 타닌이 매력적입니다.

가르나차(Garnacha): 스페인 전역에서 사랑받는 품종으로, 풍부한 과일 향과 높은 알코올 함량이 특징입니다. 블렌딩 와인의 핵심 품종으로 활약합니다.

알바리뇨(Albariño): 갈리시아 지역이 자랑하는 화이트 품종으로, 상큼한 산미와 열대 과일의 향이 인상적입니다.


 

'로얄 크리안자'(좌), '로얄 블랑코'(우) ©보데가스 프랑코 에스파뇰라스 와이너리

대표 와인: 이랜드킴스클럽 '모두의 와인 플러스' 3탄 스페인 로얄 2종

- '로얄 크리안자'(Royal Crianza, 레드, 750ml)- 템프라니요

- '로얄 블랑코'(Royal Blanco, 화이트, 750ml)- 비우라

- 와이너리: 스페인 리오하 알타 지역 '보데가스 프랑코 에스파뇰라스'

- 비비노 평점: 3.8, 3.9

- 가격: 9,990원

오늘날에도 산티아고 순례자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은 이 역사적인 와이너리. 리오하 와인의 진수를 담아낸 그들의 와인을 한잔 음미하는 것은 어떨까요?

와인은 단순한 술이 아닌, 인류 문명의 여명기부터 이어져 온 삶과 신념, 예술의 결정체입니다. 와인의 발상지와 명산지를 찾아가는 이 여정은, 한 잔의 음료를 넘어 8,000년의 역사를 마시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