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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장에서 탄생한 100년 역사의 유니폼

미식축구장에서 탄생한 100년 역사의 유니폼

스웨트셔츠 : 3계절 내내 사랑받는 아이템

스웨트셔츠 : 3계절 내내 사랑받는 아이템

2024.12.31

2024.12.31


 

Editor 배터리(Better Lee)
[잇(it)템 졸업식]
 

1920년대 미국 대학 운동부의 트레이닝복으로 시작한 스웨트셔츠는 3계절 내내 입을 수 있는 현대인의 대표 원마일웨어다.


 

겐조 12FW RTW 컬렉션 ©NY Times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 런웨이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을 만큼 다채로운 변주가 가능한 아이템으로 거듭났다. 누구나 옷장 속에 한 벌씩은 가지고 있는 스웨트셔츠, 오늘날 데일리룩의 필수템이 된 이 아이템의 100여 년 역사를 함께 살펴보자.

1926년 미식축구장에서 탄생한 최초의 스웨트셔츠

최초의 스웨트셔츠는 1926년 벤자민 러셀 주니어(Benjamin Russell Jr)에 의해 고안됐다.


 

상업용 스웻셔츠 ©russellathletic

미국 알라바마 대학 미식축구 선수였던 벤자민 러셀 주니어는 운동 시 마찰로 인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기존 울 소재 유니폼에 불편을 느꼈다.

그는 의류 제조 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 벤자민 러셀(Benjamin Russell)에게 땀 흡수가 잘 되고 편안한 착용감의 연습용 저지 제작을 의뢰했고, 러셀이 아들을 위해 만든 것이 스웨트셔츠의 모태가 되었다.


 

벤자민 러셀 ©vintagesweatshirt

디자인적으로는 목둘레에 V자형 스티치(V-Stitch) 디테일을 더해 목 늘어짐을 방지했다. 60년대 이후 원단과 기술이 향상되면서 V자형 스티치의 필요성은 줄어들었지만, 오늘날에도 오리지널 스웨트셔츠를 복각해 선보이는 브랜드들의 상징적인 디테일로 남아있다.


 

V자형 스티치(V-Stitch) 디테일 ©russellathletic

1930년, 면 소재 특유의 편안함과 내구성이 특징인 스웨트셔츠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러셀 시니어는 러셀 에슬레틱 밀스(Russell Athletic Mills)를 설립하고, 상업용 스웨트셔츠의 본격적인 생산에 나섰다.


 

러셀 에슬레틱 밀스 초기 공장의 모습 ©russellathletic

리버스 위브 도입을 통한 스웨트셔츠의 혁신

이후 의류 브랜드 챔피온(Champion)이 운동선수와 노동자를 위한 연구 개발을 이어가며 스웨트셔츠의 혁신을 이끌었다.


 

챔피온의 리버스 위브(Reverse Weave) 도안 ©Champion

1938년과 1952년 두 차례에 걸쳐 특허를 취득한 리버스 위브(Reverse Weave) 기술은 세탁 후 옷이 수축되는 문제를 해결했다. 원단을 가로 방향으로 직조해 기장이 수직으로 수축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의류 변형을 최소화한 것이다.

아이비리그룩을 완성시키는 또 하나의 아이템

1950~60년대 미국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 아이비리그 대학에서는 스웨트셔츠가 소속감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다.


 

©octobre-editions

특히 그레이 멜란지 컬러에 대학의 로고나 심볼을 새긴 스웨트셔츠는 당시 엘리트 교육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스웨트셔츠는 옥스퍼드 셔츠, 치노팬츠와 함께 미국 아이비리그 룩의 정석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스웨트셔츠가 '맨투맨'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20세기 중반 국내 한 패션 업체가 스웨트셔츠 광고 캠페인에 '맨투맨(Man to Man)'이라는 문구를 사용했고, 이후 이 명칭이 대중들 사이에서 통용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8천만원에 낙찰된 다이애나 비의 스웨트셔츠

2019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즐겨 입었던 스웨트셔츠가 경매에서 53,532달러(약 7,900만 원)에 낙찰되며 화제를 모았다.

스웨트셔츠를 즐겨입은 다이애나 비 (왼쪽 네이비 스웻셔츠는 19년 경매에서 53,532달러에 낙찰됐다.) ©Getty

90년대 중반 다이애나 비는 체육관에 갈 때면 스웨트셔츠를 바이커 쇼츠와 매치해 입었고, 당시 파파라치가 포착한 그녀의 모습은 큰 화제가 되었다. 최근 레트로 열풍과 함께 다이애나 비의 이러한 스타일링은 여전히 세련된 패션으로 회자되고 있다.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브랜드에서 스웨트셔츠를 선보이며, 폭넓은 세대가 이를 데일리룩으로 즐기고 있다.

뉴발란스는 'Made in USA' 라인을 통해 스웨트셔츠를 선보이며 브랜드의 장인정신과 빈티지한 감성을 표현했다. 프렌치 테리 소재와 함께 자수 패치 로고, 탄탄한 조직감의 커프스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뉴발란스 ‘MADE IN USA’ 라인의 코어 크루넥 스웨트셔츠 ©New Balance

스파오, 유니클로, H&M 등 SPA 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베이직한 디자인으로 스웨트셔츠의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스파오는 영화, 캐릭터, 웹툰 등과의 이색 콜라보 스웨트셔츠를 선보이며 MZ세대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파오의 해리포터 콜라보 우디매쉬업 스웨트셔츠 ©SPAO

미식축구 선수들의 기능성 운동복으로 시작해 아이비리그의 상징을 거쳐 현대인의 데일리템으로 자리잡은 스웨트셔츠. 100년의 역사를 넘어 앞으로도 우리 일상 속 변함없는 패션 아이템으로 사랑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