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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극한의 환경과 함께한 혁신의 아이콘

1953년 극한의 환경과 함께한 혁신의 아이콘

남친짤 패션 공유부터 쇠맛 패션 윈터까지, 히말라야에서 시작된 패딩의 진화

남친짤 패션 공유부터 쇠맛 패션 윈터까지, 히말라야에서 시작된 패딩의 진화

2024.12.17

2024.12.17


 

Editor 배터리(Better Lee)
[잇(it)템 졸업식]
 

넷플릭스 드라마 '트렁크'로 복귀한 공유와 새 미니앨범 '위플래쉬(Whiplash)'로 돌아온 에스파 윈터. 이들의 공통점은 독보적인 패션 감각이다. '남친짤 패션'의 대명사가 된 공유의 패딩 룩과 '쇠맛' 스타일로 화제를 모으는 윈터의 쿨한 패딩 스타일까지. 스타들의 패딩 패션이 올겨울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트렌디한 아우터의 시작은 의외로 극한의 환경을 견디기 위한 특수복이었다. 등반가를 위해 탄생한 패딩이 겨울철 잇(it)템이 되기까지의 흥미로운 여정을 함께 살펴보자. 

생존을 위한 발명

다운 재킷이라고도 불리는 패딩은 겉감과 안감 사이에 충전재를 넣고, 충전재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누빈 아우터를 말한다.

패딩의 역사는 19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주 출신 등반가 조지 핀치가 에베레스트 등반을 위해 특별한 재킷을 구상했는데, 열기구 천 안에 오리털을 채워 넣은 이 점퍼가 오늘날 패딩의 모태가 되었다.


 

에디 바우어가 퀄팅 기법을 도입한 최초의 상업용 푸퍼 ©Clutch cafe

하지만 실제 상업용 패딩의 역사는 '에디 바우어(Eddie Bauer)'와 함께 시작된다. 1936년 겨울 낚시 중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던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극심한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패딩을 개발했다.

2차 세계대전 파일럿을 위해 만든 재킷

1940년, 에디 바우어는 미국 최초로 '구스다운 퀄티드 재킷'으로 특허를 받았다. '스카이라이너(Skyliner)'라 불린 이 재킷은 새로운 퀄팅 기법을 도입한 최초의 패딩으로, 특히 다이아몬드 모양 퀼팅 패턴으로 충전재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고 보온성을 극대화했다.


 

에디 바우어가 군용으로 납품한 B-9 파카 자켓 ©Clutch cafe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공군 파일럿들은 영하의 극한 추위 속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했다. 1942년 미 공군은 바우어에게 파일럿을 위한 방한복 제작을 의뢰했고, 바우어의 재킷은 군용으로 납품되었다. 특별히 군용품에 브랜드 라벨을 표시할 수 있는 혜택을 받은 그의 브랜드 '에디 바우어'는 이를 통해 미국 전역에 '추위하면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를 정복하기 위해 재탄생한 아우터

2차 세계대전 이후, 에디 바우어는 산악인과 탐험대를 위한 패딩을 개발하며 그 명성을 더욱 높였다.


 

스카이라이너 자켓(좌)과 1953년 탄생한 카라 코람 자켓(우) ©Clutch cafe

1953년, 히말라야 K2 등정에 도전하는 8인 탐험대의 의뢰로 '카라 코람' 패딩이 탄생했다. 이 이름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 K2가 위치한 히말라야 서부 산맥의 지명을 따른 것이었다.


 

카라 코람 자켓을 입고 히말라야 K2 등정에 나선 탐험대 ©Clutch cafe

1950년대는 전 세계 등반가들이 히말라야와 알프스 등 고지에 자국의 깃발을 꽂기 위해 경쟁하던 시기였다. 이때 개발된 혁신적인 등산용 패딩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체온을 유지하면서 활동성을 보장했다.


 

©Clutch cafe

생활 필수템이 된 푸퍼의 근황

프랑스의 등산 장비 브랜드 몽클레르(Moncler)는 1954년 알프스 탐험가의 요청으로 세계 최초의 경량 다운을 선보였다. 이후 몽클레르는 1968년 그레노블 동계 올림픽에서 프랑스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팀의 공식 유니폼으로 채택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1968년 프랑스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팀 유니폼으로 채택된 몽클레르 ©Moncler

이후 몽클레르, 노스페이스, K2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일상복으로 손색없는 웨어러블한 패딩을 선보이며 대중화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명품, 캐주얼, 디자이너 브랜드는 물론, 뉴발란스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까지 가세하며 시장이 더욱 다양해졌다. 각 브랜드들은 소재, 기장, 실루엣 등을 차별화한 패딩을 주력 아이템으로 내세우며 패션성을 강조하고 있다.

©New Balance

한편, SPA 브랜드의 푸퍼는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위안을 주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스파오는 올해 역대급 한파 예보에 맞춰 스테디셀러 '베이직 푸퍼'의 롱 버전인 '베이직 롱패딩'을 10만원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였다. 박음선 안쪽 테이핑으로 충전재 이탈을 막고, 핸드워머와 3중 여밈 디테일로 가격 대비 뛰어난 보온성과 퀄리티를 자랑한다.

©SPAO

히말라야 등정을 위해 태어나 이제는 일상 속에 녹아든 겨울철 대표 패션템 패딩. 올 겨울, 포근한 패딩으로 따뜻한 겨울을 맞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