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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피어난 희망
꽃으로 피어난 희망
아들의 웃음에서 시작된 플로리스트의 꿈
아들의 웃음에서 시작된 플로리스트의 꿈
2024.08.20
2024.08.20
연지(가명) 씨는 심한 가정폭력으로 어려서부터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아왔어요. 첫째 아이 은우(가명)도 미혼의 몸으로 홀로 낳았죠. 연지 씨는 은우를 키우며 처지가 비슷한 사람을 만났어요. 함께 새로운 가정을 꾸려보기로 했지만,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죠. 은우가 17개월부터 유사 자폐 증상을 보이자, 가정을 약속했던 사람은 연지 씨 곁을 떠났어요. 연지 씨는 다시 홀로 아이를 키우게 됐고, 뱃속에는 이미 둘째가 자라고 있었죠.
“검은색 티셔츠는 뭐가 묻어도 잘 티가 안 나거든요. 매일 저녁 빨아서 말려 입고를 반복했죠.”
중증 지적 장애를 가진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연지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고시원에서 10년 동안 두 아이를 키웠어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연지 씨에게는 아이들의 치료가 가장 중요했었어요. 수급비를 훨씬 웃도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연지 씨는 다른 모든 것을 포기했죠. 검은색 티셔츠 한 장을 매일 저녁 손빨래하며 다시 입고, 한 달 내내 라면만 먹으며 생활을 이어갔어요.
“처음에는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런데 말도 못 하던 은우가 꽃을 보며 웃는 모습을 보고, 포기했던 꿈이 기억났죠.”
자폐 증상을 가진 은우는 말은 물론 엄마의 말에 제대로 된 반응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은우가 유독 반응을 보이는 것이 딱 한가지가 있었죠. 은우는 꽃을 좋아했어요. 연지 씨와 함께 산책을 할 때면 꽃을 보고 배시시 웃곤 했죠. 은우가 꽃을 보고 웃는 모습은 연지 씨의 일상에 유일한 위안이자 희망이었어요. 은우를 낳기 전 가졌던 플로리스트의 꿈을 생각나게 하기도 했죠.
“마치 수렁이나 물속에 빠져 사는 것 같았어요. 마치 죽은 사람 같았죠. 하지만 지금은 다시 살아난 기분이에요. 위고가 새롭게 숨을 불어넣어 준 것 같아요.”
연지 씨의 상황은 미혼모단체 커뮤니티와 은우를 돌봐주던 장애인복지관을 통해 SOS위고에 전해졌어요. SOS위고는 그녀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왔죠. 자립비를 지원해 연지 씨가 플로리스트 교육을 들을 수 있도록 도왔어요. 또, 쪽방상담소와 연결해 임대주택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했죠.
💡 골든타임의 중요성
위기가정은 조금의 시간만 있다면 스스로 살아갈 힘을 회복할 수 있어요. 하지만 많은 위기가정이 이런 시간을 갖지 못한 채 더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죠. 이들이 '다시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 그것이 골든타임이 중요한 이유예요. SOS위고는 위기가정 발생 시 3일 이내, 긴급한 상황에는 24시간 이내에 빠른 지원을 하고 있죠.
“꽃을 한 송이 한 송이 심을 때마다 행복을 심는 마음이에요. 제 꽃을 받는 사람들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SOS위고의 도움으로 연지 씨네 가족은 보다 더 안전한 환경에서 새롭게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수 있었어요. 연지 씨의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은우도 간단한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나아졌죠. 자립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았어요. 연지 씨는 플로리스트 수업을 계속 들으며 취업과 국가자격증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두 아이를 키우는 미혼 한부모에요.
중증 장애 아이와 언어 발달 지연이 있는 아이들과
재활치료를 다니며,
무발화였던 아이가 5살에 말을 시작했고,
언어 발달이 느리던 아이는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많이 좋아졌어요.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미안함에
아이들에게 더 많이 노력했어요.
아이들 재활 치료로 제 꿈과 희망이었던
플로리스트 길을 포기해야 하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고민하던 중,
이랜드복지재단에서 SOS위고 자립비 지원을 받아
플로리스트의 꿈을 키워갈 수 있었어요.
장애 아이를 키우며 돌보면서도 할 수 있었던 직업을
찾기란 쉽지 않았기에 많이 절실했었어요.
재활치료비 마련으로
수업료 마련까지는 많이 어려웠는데,
기초부터 배울 수 있었던 SOS위고 프로그램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
“너무나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저도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연지 씨는 위기의 순간에 자신이 받았던 도움처럼, 남들에게도 베풀고 싶어 해요. 지금은 플로리스트 수업에서 만든 꽃을 복지관이나 지역 기관의 행사에 기부하고 있죠. 작은 나눔이지만 연지 씨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직접 만든 꽃을 선물하고 받은 사람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하죠.
※ 수업 듣는 연지 씨와 연지 씨가 기부한 꽃들
연지 씨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다시 꿈을 꾸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에요. 아직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 중인 연지 씨는 수급비의 70% 이상을 아이들 치료비로 사용하고 있어요. 남은 50만 원 정도가 그녀와 두 아이들의 한 달 생활비에요. 게다가 밀린 월세도 갚고 있죠. 상황은 여전히 어려운 편이지만, 연지 씨는 포기하지 않고 자립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의 작은 선행이 모여, 연지 씨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