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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의 탄생

코리안 몬스터의 탄생

MLB를 휩쓸고 한국으로 복귀한 류현진, 류현진의 MLB 데뷔 시즌

MLB를 휩쓸고 한국으로 복귀한 류현진, 류현진의 MLB 데뷔 시즌

2024.04.22

2024.04.22


 

2012년 12월 10일, KBO 역사상 최초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가 탄생한다. 바로 한화 이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 선수.

*포스팅 시스템 : 메이저리그를 제외한 해외리그 선수를 영입시 진행하는 선수 영입 방식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이 비공개 입찰을 통해 선수와의 협상권을 획득하게 된다.

류현진 선수의 포스팅 금액은 역대 아시아 선수 중에서도 4번째로 큰 금액으로 당시 국내는 물론 미국 언론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일본 야구 영웅 스즈키 이치로의 1,312만 달러보다 높은 2,573만 달러(한화 약 338억 원)였기 때문. 이전 한국 선수 최대였던 임창용 선수의 포스팅 금액이 65만 달러인데다가 한국 리그에서 진출한 메이저리그 선수가 전무하던 상황이었기에, 당시 2,000만 달러가 넘는 포스팅 금액은 실히 놀라운 금액이었다. 이후 6년 3,600만 달러(한화 약 500억 원)의 연봉계약*과 더불어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획득하며 연신 국내 전문가와 팬들을 놀라게 했다. 


* 당시 포스팅 시스템의 경우 최고 금액을 입찰한 팀이 독점 협상권을 받는 방식이었다. 즉 선수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메이저리그 진출 자체가 당해에 무산되었기에, 구단에 매우 유리한 구조로 되어 선수들이 높은 연봉을 받기 어려웠다. 


 

※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 포스팅 입찰 성공 소식을 알리는 MLB 공식 홈페이지 (출처 : MLB)

 

하지만 높은 금액만큼이나 데뷔 전부터 그의 성공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시범경기 성적은 준수했으나 팀 러닝과 같은 일반 훈련에서 낙오가 되거나, 언어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모습들을 보며 그 당시 누구도 지금과 같은 그의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 선수는 첫 해부터 자기 자신을 증명해낸다.

# MLB 데뷔전 - 2013년 4월 2일 vs SF


※ 류현진 선수의 데뷔 경기, vs SF 하이라이트 (출처: MBC SPORTS+)

당시 팀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제외하고 선발 투수 대부분이 부상이었던 LA 다저스. 류현진은 데뷔부터 팀의 2선발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메디슨 범가너를 만나게 된다. 결과는 6.1이닝 5K 1실점. 8회까지 단 2안타로 다저스 타선을 묶어버린 에이스 범가너에 의해 패전투수가 되고만다. 하지만 데뷔 시즌부터 강타선이었던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10안타를 맞았음에도 단 1실점으로 막아내는 모습에 준수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 MLB 첫 승 - 2013년 4월 7일 vs PITS


※ 류현진 MLB 첫 승, vs PITS 풀경기 (출처 : MBC SPORTS+)

시작은 불안했다. 1회부터 피츠버그의 에이스 매커친에게 메이저 진출 이후 첫 피홈런을 맞은 것. 하지만 이내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류현진은 6과 1/3이닝을 6개 삼진과 더불어 단 1실점으로 막아낸다. 피안타도 단 3개만 허용하며 첫 경기의 불안한 모습을 지운다. 이후 타자들의 점수 지원까지 받으며 2경기만에 류현진 선수는 메이저리그 첫 승에 성공한다. 경기 후 팀의 에이스 커쇼는 류현진 선수에게 "난 메이저리그에서 첫 승하는데 두 달이나 걸렸는데 넌 두 경기만에 첫 승을 거뒀다. 정말 대단하다." 라고 말하며 류현진 선수의 메이저리그 첫 승리를 축하했다.

# MLB 첫 안타 - 2013년 4월 13일 vs ARI


※ 류현진의 3타수 3안타 하이라이트(출처 : MLB)

애리조나와의 3연전 중 2번째 경기에 출전한 류현진 선수. 전날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출격했지만 영봉패를 당했기에 팀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게다가 애리조나의 선발투수는 2011년 다승왕에 빛나는 에이스 이안 케네디. 이날 류현진 선수는 선발 투수로 6이닝 9K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보이며 준수한 활약을 선보였다. 이 날 류현진 선수는 마운드뿐만 아니라 타석에서도 빛났다. 무려 상대팀 에이스와의 대결을 포함한 3번의 타석에서 3연속 안타를 기록한 것. 3회 첫 타석부터 2루타를 선보이며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기록하더니 5회와 6회 연거푸 안타를 쳐내며 팀의 에이스를 무너트린다. 이날 경기로 류현진 선수에게 '베이브 류스'라는 별명이 생기게 된다.

*경기 후 다저스는 팀 SNS를 통해 '#RyulMondesi #StanRyusial #BabeRyuth #RyuGehrig #RodCaRYU#RYUBrock' 등 역대 레전드 타자의 이름과 '류'를 결합한 트윗을 올렸고 이전까지 '동산고 4번 타자'로 불리던 류현진 선수는 '베이브 류스'로 새롭게 불리게 된다.

# MLB 첫 완봉승 - 2013년 5월 28일 vs LAA


※ 류현진의 첫 완봉승, vs LAA 하이라이트(출처 : SPOTV 오리지널)

선발 투수가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9이닝을 모두 책임지는 '완봉승'. 놀랍게도 류현진 선수는 메이저리그 진출 단 11경기만에 '완봉승'을 기록한다. 게다가 9회까지는 볼넷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으며 피안타도 단 2개만 기록했다. 당시 에인절스는 류현진 선수를 공략하기 위해 우타자만 8명 배치했지만 류현진 선수는 2회부터 8회까지 총 19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다. 이날 놀라운 점은 4월 한 달간 90마일(144km) 언저리의 낮은 패스트볼 구속을 지적받았던 류현진 선수가 9회까지 94마일(151km)의 구속을 보인 것. 이날 경기는 류현진 선수에게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방송되는 첫 번째 경기였는데, 그 경기에서 류현진 선수는 자신의 이름 3글자**를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 범타 : 타자가 친 타구가 안타가 되지 못하고 아웃되는 것.
** 이날 경기 이후에도 ESPN은 홈페이지 메인으로 'RYU CAN DO'라는 기사를 선보이며 류현진 선수의 활약을 전달했다.

# MLB 첫 포스트시즌 승리 - 2013년 10월 14일 vs STL


※ NLCS 첫 승리, vs STL 하이라이트(출처 : MBC SPORTS+)

​지난 애틀란타와의 포스트시즌 선발에서 시즌 최악의 내용을 보여줬던 류현진 선수. 시리즈 0승 2패 중이었기에 부담감이 더 큰 상황이었다. 게다가 상대팀 선발 투수는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 이날 류현진 선수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 93마일을 선보이며, 7이닝 4K 무실점으로 팀에 천금같은 시리즈 첫 승리이자 한국인 최초 포스트시즌 승리를 기록한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 선수의 팀내 위상을 다저스 팬들의 반응을 통해 알 수 있다. 7회 매팅리 감독이 류현진 선수가 투구 이어 갈수 있는지 묻기 위해 마운드를 올라섰다*. 이 때 류현진 선수가 교체될 것이라고 생각한 팬들이 "No! MATTINGLY! No! Let him finish. DON, No! One more round! Let's Stay!" 라고 울부짖는 영상이 공개되며 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 일반적으로 투수를 투구 도중 교체하기 위해서는 감독이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투수에게 교체를 알려야 한다.


※ 류현진 선수가 투수로 더 던지길 원하며 오열하는 팬들(출처 : StadiumBound)


 

※ 토론토 블루 제이스 당시 환호하는 류현진 선수

 

"99점"

류현진 선수가 시즌이 끝난 후 자신의 데뷔 시즌을 평가한 점수다. 류현진 선수는 데뷔 시즌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총 30경기 192이닝을 소화하며 QS도 22차례 달성하며 첫 시즌 부터 팀의 2-3선발 에이스급의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이안 케네디, 웨인라이트 등 당대 최고의 선발 투수들과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한국인 에이스의 탄생을 메이저리그에 알렸다.

"직구보다 변화구에서 왜 더 많이 홈런이 나오는 줄 아세요? 치기는 더 어렵지만 치기만 한다면 더 많은 회전이 담긴 변화구가 더 힘을 받고 더 멀리 날아가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 앞에 남들보다 힘들고 어려운 변화구가 날아오고 있습니까? 축하드립니다. 당신에게 홈런을 칠 수 있는 멋진 기회가 주어졌군요"

- 류현진, 前 MLB 투수, 現 한화 이글스 투수


 

※ 한화 이글스에 복귀한 류현진 선수 (출처 : 한화 이글스)

 

류현진 선수 이후 강정호, 박병호, 오승환, 김현수, 이대호, 김광현 등 수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였고, 최근에는 김하성 선수와 이정후 선수까지 1억이 넘는 계약 금액을 달성하기도 한다. 결국 포스팅 시스템의 시작점이었던 류현진 선수가 KBO선수들이 MLB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해낸 것.

이제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기량이 남았을 때 친정 팬들에게 돌아가고 싶다며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류현진 선수. 시즌 초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점차 자신의 본래 모습을 선보이며 점차 우리가 알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과연 오는 4월 24일 경기 남은 1승의 퍼즐을 맞춰 KBO 통산 100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류현진 선수의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실착 유니폼, 상하의 (이랜드 뮤지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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