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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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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100년간 사랑받아 온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100년간 사랑받아 온 뮤지컬
2023.12.21
2023.12.21
지난 4월, 뮤지컬의 성지인 브로드웨이에서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이 13,981 회의 공연을 끝으로 성대한 막을 내렸어요. 브로드웨이의 '오페라의 유령'은 1988년, 극장에 오른 이후 35년간 누적 관객 2,000만 명이란 기록을 남겼죠.
'오페라의 유령'의 인기는 브로드웨이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지금까지 35개국, 166개 도시에서 공연되었어요. 총 1억 4천만 이상의 관객, 60억 달러(한화 약 7조 8천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역사상 가장 흥행한 뮤지컬이죠.
Chapter 1
유령의 뒤틀린 사랑
'오페라의 유령'은 파리 오페라 하우스 지하 묘지에 사는 기괴하고 미스터리한 음악 천재 팬텀(유령)과 오페라 가수 크리스틴 다에(Christine Daae)의 이야기예요. 젊고 아름다운 크리스틴에게 반한 팬텀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그녀를 몰래 가르쳐요. 크리스틴은 팬텀을 의심 없이 따르죠. 팬텀이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내주기로 약속한 '음악의 천사'라 믿었기 때문이에요.
크리스틴이 프리마 돈나*(Prima Donna)를 맡게 되면서 오페라 하우스의 후원자이자 크리스틴의 어린 시절 친구, 라울(Raoul)의 관심을 끌게 돼요. 크리스틴과 라울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관계를 발전시키죠. 질투심에 사로잡힌 팬텀은 점점 더 크리스틴을 통제하고 위협하기 시작해요. 팬텀의 뒤틀린 사랑과 광기 어린 집착은 커져가고, 크리스틴은 팬텀에 대한 두려움과 그의 비극적인 삶에 대한 동정 사이에서 갈등하죠. 라울은 팬텀의 손아귀에서 그녀를 구하기 위해 노력해요. 로맨스와 공포, 그리고 비극이 어우러지며 이야기는 절정에 이르게 돼요.
* 프리마 돈나: 오페라의 주역(인기) 여가수를 말한다.
Chapter 2
유령이 남긴 명곡
'오페라의 유령'은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소설이 원작이에요. 1910년, 단행본으로 출간 후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형태로 각색되었죠.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뮤지컬 작곡가이자 제작자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가 1986년 제작한 뮤지컬이에요.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이 원작을 각색한 첫 뮤지컬은 아니었어요. 무대 연출가인 켄 힐(Ken Hill)의 뮤지컬이 1976년에 먼저 공연되었죠. 웨버는 켄 힐의 '오페라의 유령'에 영감을 받아 직접 '오페라의 유령'을 만들기로 마음먹어요. 자신의 클래식 작곡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뮤지컬의 모든 곡을 새로 썼죠.
뮤지컬의 대표 넘버*인 'The Phatom of the Opera'는 '오페라의 유령'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에요. 낮고 음산하게 깔리는 전주 부분만 들어도 '오페라의 유령' 노래인 것을 알 수 있죠. 사실 'The Phatom of the Opera'는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하기 전부터 유명했던 노래에요. 초연 전인 1986년 영국 'UK 싱글* Top 10'에 10주간 머무르며 큰 인기를 끌었죠. 유튜브에서 4,300만 조회수를 달성하기도 했어요.
* 넘버: 뮤지컬 작품에 삽입되는 곡
** UK 싱글: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싱글 앨범 차트
뮤지컬 초반에 연주되는 크리스틴의 'Think of Me' 또한 '오페라의 유령'을 대표하는 노래에요. 소프라노의 넓은 음역대와 감정 표현을 보여주는 곡으로 유명하죠. 극 중, 크리스틴을 소개하는 곡으로, 코러스 소녀에서 스타로 거듭나는 결정적인 순간에 부르는 노래이기도 해요. 2004년 개봉한 '오페라의 유령' 영화에서 배우 엠미 로섬(Emmy Rossum)이 부른 'Think of Me'는 유튜브에서 3,000만 조회수를 넘기기도 했죠.
Chapter 3
유령의 다양한 모습
우리에게 익숙한 '오페라의 유령'의 모습은 대부분 웨버의 뮤지컬에서 만들어졌어요.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은 일주일 공연 비용만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 원)가 들어갈 정도로 큰 스케일을 자랑해요. 매회 공연에는 130명의 출연진과 230벌의 의상, 22개의 무대 세트, 그리고 안개 연출을 위한 10대의 장비가 사용되죠.
지난 35년간 이런 막대한 규모의 뮤지컬을 책임져온 것은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Maria Björnson)이에요. 비욘슨은 출연진의 모든 의상과 무대를 직접 디자인하며 토니 어워드에서 최우수 의상 디자인과 최우수 무대 디자인상을 수상했어요.
'오페라의 유령'의 가장 상징적인 아이템인 팬텀의 반쪽짜리 마스크는 비욘슨의 작품이에요. 원작인 르루의 소설에서 팬텀은 '얼굴 전체를 가면으로 가린 어떤 남자'로 묘사되지만, 비욘슨은 팬텀이 더 다양한 모습으로 해석되길 원했어요. 반쪽짜리 마스크로 팬텀의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모습을 표현하고, 동시에 포마드로 깔끔하게 올린 머리와 날카로운 눈매를 드러내 그의 강박적이고 완벽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죠.
팬텀의 의상에도 비욘슨의 의도는 드러나요. 검은 망토는 마스크와 함께 팬텀을 상징하는 아이템이에요. 몸 전체를 가리는 실루엣으로 세상과 단절된 팬텀의 내면을 표현하죠. 또, 2막의 '가면무도회'(Masquerade) 장면에서 나오는 팬텀의 '붉은 죽음' 의상은 팬텀이 오페라 하우스에 미치는 어두운 영향력을 시각화했어요. '붉은 죽음'은 비욘슨의 작품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팬텀 의상으로 평가받아요.
대구에서는 '오페라의 유령' 공연과 그 소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어요. 2024년 1월 12일부터 대구 83타워에서 개최되는 ‘뮤지컬 특별전: 라라의 《꿈의 극장》’과 12월 22일부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죠. 뮤지컬 뮤지엄 특별전에서는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과 영화에 사용되었던 팬텀의 마스크, 무대 의상 등의 소품과 다른 뮤지컬 명작들의 소품까지 만나볼 수 있어요. 역사상 가장 성공한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 이번 기회에 대구에서 공연과 함께 전시까지 관람해 보는 건 어떨까요?
※ 영화 '오페라의 유령'(2004)에 사용된 팬텀 의상과 크리스틴의 웨딩드레스 (이랜드 뮤지엄 소장)
※ 뮤지컬 특별전: 라라의 《꿈의 극장》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