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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등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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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사나이, 스즈키 이치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사나이, 스즈키 이치로
2023.12.07
2023.12.07
2013년 8월 21일, 뉴욕 양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
1회 말, 스즈키 이치로가 타석에 들어선다. 제6구, 스즈키 이치로는 가볍게 배트를 휘둘렀고 공은 3루수 옆을 스치며 지나간다. 잠시 후 뉴욕 양키스의 모든 선수가 1루로 다가와 축하를 전했으며, 상대편 선수 역시 스즈키 이치로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미-일 통산 4,000안타라는 대기록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이치로 신드롬"
2001년, 메이저리그를 들썩이게 한 단어다. 스즈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에 시즌 타율 1위, 도루 1위뿐만 아니라 신인왕과 시즌 MVP까지 달성*한다. 과거에는 본 적 없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그는 데뷔 첫해부터 올스타 투표 1위에 선정되며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한 선수는 1975년 프레드 린과 2001년 스즈키 이치로 단 2명이다.
데뷔 첫해 압도적인 기량을 뽐낸 이치로는 이후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보이며 자신이 대체불가한 선수임을 증명한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200안타 이상을 기록했고, 10년간 빠짐없이 골드글러브를 획득하며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다. 특히 2004년에는 무려 한 시즌 동안 262안타*를 기록한다.
결국 이치로는 데뷔 13년 차인 2013년에 미-일 통산 4,000안타를 기록했으며, 은퇴했던 2019년까지 총 4,367안타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안타를 가장 많이 친 야구선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 이전 최다 안타 기록은 1920년에 기록된 257안타로, 이치로가 무려 84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2018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향후 결코 깨지지 않을 기록 중 하나로 스즈키 이치로의 시즌 262안타를 선정하기도 했다.
대기록을 가진 월드스타 이치로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일본 프로야구 데뷔 초 '독특한 타격폼' 때문에 데뷔 후 2년간 1군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며 전전했던 것. 이런 이치로를 1군에 데뷔시킨 건, 당시 오릭스 블루웨이브의 감독 '오시 아키라'. 일찍이 이치로의 가능성을 눈여겨 본 감독은 그를 1번 타자로 종용한다. 그리고 일본 이름으로는 흔한 '스즈키' 대신, 팬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치로*'를 등록명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이후 '이치로'라는 이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그의 활동명으로 쓰이며,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다.
* 스즈키는 일본에서 2번째로 많은 '성'이다. 보통의 야구 선수들이 '성'을 등록명으로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당시에는 꽤 이례적인 행동이었다. 최근 김하성 선수도 자신의 흔한 '성' KIM 이 아닌 자신의 전체 이름 'KIM-HASUNG'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나 자신과의 약속을 어겨본 적이 없다."
- 스즈키 이치로
스즈키 이치로가 이토록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이치로 루틴'으로 불리는 지독한 자기 관리 때문이었다. 야구를 시작한 후 1년에 단 5일만 휴식할 정도로 지독한 연습벌레였던 스즈키 이치로. 그는 연습뿐만 아니라 식습관*, 자는 시간, 타석에 들어가기 전 자세까지 모두 동일하게 정해진 루틴에 맞춰 행동했다. 그 덕분이었을까? 메이저 리그 데뷔 후, 그의 타율은 단 한 번도 3할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 이치로는 심지어 먹는 음식마저 루틴화했는데, 항상 시합 90분 전에 연어 주먹밥을 먹었다고 한다.
"노력하지 않고 무언가를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천재라고 한다면, 저는 절대 천재가 아닙니다. 하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뭔가를 이루는 사람이 천재라고 한다면, 저는 천재가 맞습니다."
- 스즈키 이치로 인터뷰 中 "당신은 천재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답변
오는 2025년 스즈키 이치로는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를 자격이 생긴다. 스즈키 이치로는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수 있을까? 대기록의 순간, 스즈키 이치로의 미-일 통산 4,000안타 경기 공은 이랜드 뮤지엄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