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상세보기
Magazine>
실패가 만들어 낸 우승
실패가 만들어 낸 우승
1977년 레지 잭슨의 월드 시리즈 최초 3연타석 홈런
1977년 레지 잭슨의 월드 시리즈 최초 3연타석 홈런
2023.10.18
2023.10.18
1977년 10월 18일,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가 맞붙은 월드시리즈 6차전.
뉴욕 양키스는 시리즈 스코어 3-2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 남은 상황. 이 경기에서 '레지 잭슨'은 전무후무한 3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뉴욕 양키스에 우승을 안긴다. 이 후 사람들은 그를 'Mr. October'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내가 월드시리즈에서 뛰는 것이 싫은 이유는, (위대한 성적을 낸) 나 자신의 경기를 내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 레지 잭슨, 월드 시리즈 최초의 3연타석 홈런의 주인공
한 해 최고의 팀을 가리는 월드시리즈. 월드시리즈는 각 리그 1위 간의 대결로, 먼저 리그에서 우승을 해야만 참여할 수 있어 모든 야구 선수들의 꿈의 무대로 여겨진다. 보통 이렇게 큰 경기에서는 자신의 본실력을 발휘하기 어렵기 마련인데, 이상하리만큼 '레지 잭슨'은 월드시리즈 시즌인 10월만 되면 훨훨 날았다. 특히 그의 월드 시리즈 통산 장타율*은 0.755로 역대 1위의 성적**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역대 메이저리그 통산 장타율 1위인 베이브 루스(0.690)보다 높다. 월드시리즈에서만큼은 베이브루스보다 더 잘치는 타자였던 것.
*장타율 : 타자가 타격 후 몇 루를 출루 가능한지의 기대 수치
** 레지 잭슨의 통산 장타율은 0.490이다.
재밌는 사실은 '레지 잭슨'의 별명인 Mr. October가 처음에는 그를 비꼬기 위해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그는 팀의 주장 '서먼 먼슨'과 불화가 있었는데, 77년 월드시리즈 직전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레지 잭슨'이 부진해 선발 명단에서 빠지자 '서먼'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감독은 레지가 왜 Mr. October인지 못 느꼈나 보지" 라고 말하며 그의 실력을 폄하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레지 잭슨'은 월드시리즈가 시작하자마자, 자신이 왜 'Mr. October'인지 증명해냈다. 그는 월드시리즈 6게임 동안 무려 9개의 안타와 5개의 홈런을 쳐내며 타율 0.450과 장타율 1.250을 기록했던 것. 더구나 우승 결정전이었던 6차전에서는 월드시리즈 최초의 3연타석 홈런으로 팀 스코어 전체를 책임지며 게임을 지배한다. 그의 활약으로 뉴욕 양키스는 1977년 월드 시리즈에서 결국 우승을 차지한다.
이 날 홈런만큼 놀라웠던 건 '레지 잭슨'의 자신감이었다. 시리즈 내내 7번의 삼진을 당했던 그는 이 날 3연타석 홈런을 모두 투수의 초구를 공략해 만들었다. 즉, 단 3번의 스윙으로 3개의 홈런을 만든 것이다.
"나는 성공의 필수 조건이 실패를 극복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실패를 참는 법은 배워야 하지만 절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 레지 잭슨, 월드시리즈 최초의 3연타석 홈런 주인공
※ 뉴욕 양키스 시절 휴식을 취하고 있는 레지 잭슨
이후 레지 잭슨은 역대 6위에 해당하는 통산 563개의 홈런과 역대 1위에 해당하는 통산 2,597개의 삼진을 동시에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많은 삼진을 당한 선수'로 야구 인생을 마무리 한다. 수많은 실패에도 흔들림이 없었던 그는, 명예의 전당 투표 첫 해에 93%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헌액, 뉴욕 양키스 최고의 강타자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