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상세보기
Magazine>
무대 위의 꿈
무대 위의 꿈
시상식을 휩쓸었던 최초의 걸그룹
시상식을 휩쓸었던 최초의 걸그룹
2024.01.13
2024.01.13
전 세계적으로 K-POP의 영향력은 계속 커져가고 있어요. 지난해 K-POP의 시장규모는 8조 원을 넘어섰죠. 'BTS' 이후로는 '르세라핌'과 '뉴진스' 등 걸그룹이 주목 받고 있어요. '르세라핌'은 최단기간으로 빌보드 200 차트 6위에 올랐고, '뉴진스'는 데뷔와 동시에 미국 차트쇼 1위를 차지했죠.
오늘날 걸그룹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것은 1960대 빌보드 차트를 휩쓸었던 흑인 여성 트리오, '슈프림즈'(The Supremes)에요. 우리에게는 비욘세의 'Listen'으로 익숙한 영화 '드림걸즈'(Dreamgirls, 2006)의 주인공들이죠.
Chapter 1
꿈의 기록 '드림걸즈'
'드림걸즈'는 뮤지컬과 영화, 그리고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역사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이에요. 1981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초연 후 미국 4대 예술상인 EGOT*중 무려 3개의 시상식에서 수상했죠. 1982년에는 토니 어워드(Tony Award)에서 6개 부문을 수상하며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어요. 극중 에피 화이트(Effie White) 역을 열연한 제니퍼 홀리데이(Jennifer Holliday)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핀 라이트*를 받았죠.
* EGOT: TV의 에미(Emmy), 음악의 그래미(Grammy), 영화의 오스카(Oscar), 그리고 뮤지컬의 토니(Tony) 어워드의 약어. 미국 4대 예술상으로도 불린다.
** 핀 라이트: 무대 위 오직 한 사람이나 사물을 비추는 조명
2006년 영화로 각색된 '드림걸즈'는 계속해서 성공을 이어갔어요. '드림걸즈'의 사운드트랙은 뮤지컬에 이어 영화까지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에서 두 번이나 수상했죠. 제이미 폭스, 비욘세 놀스, 에디 머피, 제니퍼 허드슨이 주연을 맡아 그 인기를 더했어요. 영화에서 에피 역을 연기한 허드슨의 여우조연상과 음향 믹싱상 등 2개의 오스카(Oscar)상, 그리고 골든 글로브(Golden Globe Award)에서 최우수 영화상을 포함한 3개 부문까지 수상했죠.
뮤지컬과 영화로 제작된 '드림걸즈'는 대중뿐만 아니라 비평가에게까지 큰 호응을 얻었어요.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화려한 쇼'라는 평가를 받았죠. 영화는 1960년대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속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현실을 보여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어요.
Chapter 2
이야기의 시작 '슈프림즈'
'드림걸즈'는 흑인 여성 가수 트리오, '슈프림즈'(The Supremes)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이야기예요. 1960년대, 프리메츠(The Primettes)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4인조 보컬 그룹은 1961년 '슈프림즈'로 이름을 바꾸며 3인조가 되었어요. 리드 보컬인 플로렌스 발라드(Florence Ballard)를 중심으로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와 메리 윌슨(Mary Wilson)으로 재구성되었죠. 그들의 시작은 순탄하지 못했어요. 부진한 흥행으로 '노 히트 슈프림즈'(No Hit Supremes)라 불리며 조롱 받았죠. 하지만 1964년, 싱글인 'Baby Love'로 4주 연속 빌보드 핫 100에서 1위 달성하며 상황은 달라졌어요. 'Baby Love'를 시작으로 무려 12곡의 싱글을 빌보드 핫 100 1위로 올리며 '슈프림즈'는 당대 가장 성공한 보컬 밴드로 우뚝 섰죠.
큰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룹 '슈프림즈'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1967년, 소속사 사장인 베리 고디(Berry Jr. Gordy)는 그룹을 다이애나 중심으로 바꾸었어요. 기존 리드 보컬이었던 플로렌스의 소울풀(soulful)한 목소리보다 다이애나의 하이톤이 대중들에게 더 어필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룹의 이름마저 '다이애나 로스 & 슈프림즈'(Diana Ross & The Supremes)로 바뀌면서 팀 내부 갈등은 커져갔어요. 강제로 자신의 자리를 빼앗긴 플로렌스는 점점 그룹 활동을 소홀히 하게 되었고 이내 알콜중독에 빠지게 되었어요. 그 후 활동을 이어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른 플로렌스는 결국 해고를 당했고, 알콜중독과 우울증을 앓던 그녀는 1976년, 3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죠.
1970년, 다이애나는 솔로 활동을 위해 '슈프림즈'를 떠났어요. 이후 몇 년 동안 '슈프림즈'의 멤버는 교체되며 활동을 이어갔지만 과거의 명성을 되찾지는 못했죠. 내부 갈등과 멤버 교체에도 불구하고, '슈프림즈'는 여전히 음악계에서 혁신적인 성공을 이룬 여성 그룹의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장의 음반을 판매한 이들은 인기 차트의 정상에 오르는 히트곡뿐만 아니라, 음악 산업 내의 인종과 성별 장벽을 허무는 데 기여한 그룹으로 남아있죠.
Chapter 3
팬들의 꿈이었던 이야기
'드림걸즈' 스토리는 '슈프림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해요. '드림걸즈'의 캐릭터들은 '슈프림즈' 일화의 인물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죠. '드림걸즈'의 에피 화이트는 '슈프림즈'의 플로렌스 발라드와 같은 일을 겪어요. 그룹 매니저인 커티스에 의해 리드 보컬 자리를 디나에게 내어주게 되죠. 이후 에피가 그룹과 소속사에 불만을 품고 회사를 떠나는 것까지 '슈프림즈' 일화와 유사하죠.
영화와 뮤지컬에서는 더 극적인 전개를 위해 실화와는 다른 설정을 추가하기도 했어요. 극중 에피는 커티스와 연인 관계였어요. 활동 중 커티스의 아이를 임신해 탈퇴 후 혼자 아이를 키웠죠. 하지만 플로렌스와 고디는 연인 관계가 아니었어요. 그룹 내의 갈등과 에피의 탈퇴를 더욱 극적으로 연출하기 위한 설정이었죠.
'드림걸즈' 스토리가 실화와 가장 크게 다른 부분은 바로 엔딩이에요. '드림걸즈'에서 디나와 에피는 갈등을 겪지만 후에 서로 화해해요. 이야기의 끝에는 함께 마지막 무대에 오른 후 그룹 해체를 발표하죠.
한편, '슈프림즈'의 현실은 해피엔딩이 아니었어요. 팬들은 완전체 복귀를 바랐지만 다이애나와 플로렌스는 끝까지 화해하지 못했어요. 플로렌스는 탈퇴 후 쓸쓸히 세상을 떠났고, 다이애나는 솔로로 전향 후 계속 성공의 길을 걸었죠. '드림걸즈'의 이야기는 '슈프림즈' 팬들의 바람이자 꿈이었던 것이죠.
비극적인 '슈프림즈'의 이야기 위에 쓰인 '드림걸즈'를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극중 디나 역을 맡은 비욘세가 실착했던 드레스가 ‘뮤지컬 특별전: 라라의 《꿈의 극장》’에서 전시 중이죠. ‘뮤지컬 특별전: 라라의 《꿈의 극장》’은 1월 12일(금)부터 대구 이월드 83타워에서 열리고 있는 국내 최초 뮤지컬 전시에요. '드림걸즈'뿐만 아니라 '오페라의 유령'과 '맘마미아' 등 다양한 뮤지컬과 영화의 소장품이 전시되고 있죠. 아시아 최고 뮤지컬의 도시, 대구에서 열리는 뮤지컬 특별전! 이번 기회에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뮤지컬 특별전: 라라의 《꿈의 극장》포스터